우리는 지난 12개월간의 프로젝트를 외부에 아무것도 알리지 않았다.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공식을 따르지 않은 이유

스타트업씬에서는 '빨리 알려야 한다'는 말이 공식처럼 통한다. 런칭 전부터 베타 테스터를 모으고, 데모데이에 나가고, 미디어에 기사를 내고. 그래야 초기 트랙션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 나는 그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지난 3~4년간 배운건, 내가 하는 일, 서비스, 고객반응과 경험, 과제가 주단위로 바뀌기 때문에, 그 이터레이션을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빴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제품을 100명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10명에게 보여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 10명이 만족하면 나머지 90명은 알아서 온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스텔스 기간에 한 일

스텔스 기간 동안 한 것은 두 가지였다. 고객을 계속 만나는 것. 그리고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만드는 것.

한 고객이 주문서가 택배포장할 때 쉽게 '출고장'처럼 바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을 때, 고객에게 영상통화로 손그림을 그리게 했다. 어떻게 만들어주면 좋겠냐고. 그리고 그걸 그대로 받아서 다음날 아침에 업데이트된 버전을 보여줬다. 그 고객이 '이런 곳은 처음이다'라고 하더니 바로 새 가입자 3명을 가입시켜 주더라.

스텔스의 장점

스텔스의 장점은 이것이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선택을 할 필요가 없다. 고객이 원하는 것과 팀이 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만 결정하면 됐다. 그 단순함이 제품의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바깥에서 보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동기 창업자들이 미디어에 나오고, 투자 소식을 알리고,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걸 볼 때 조급한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우리도 한번 알릴까' 하는 유혹이 수시로 있었다.

그때마다 고객에게 전화했다. 우리 서비스 쓰면서 뭐가 불편하냐고. 그 전화 한 통이 유혹을 잠재웠다. 아직 고쳐야 할 게 있었다. 아직 알릴 때가 아니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제는 슬슬 우리가 1:1로 고객에게 우리 서비스를 안내하는 것이 한계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점점 서비스를 셀프서빙으로 바꾸고, 가입심사/온보딩도 자동화 해야한다. 스텔스로 보낸 시간이 낭비가 아니었다는 것을, 제품으로 증명하고 싶다.